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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니체와 차라투스트라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는 독일의 시인이자 철학자로 현대 사회의 문화, 예술 분야에 걸쳐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니체는 사유(개념, 구성, 판단, 추리 따위를 행하는 인간의 이성 작용)를 통해서 자신의 삶을 노래하는 시인이 되기를 원했다. 

    사유란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경우에 따라서 자유주의자가 되기도 했고, 심리학자가 되기도 했고, 예언자가 되기도 했다. 또 오늘날의 개그맨 같은 익살꾼이 되기도 했다. 왜냐하면 니체의 사상이 직접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기 때문이고, 그래서 '실존주의' 철학자로 불리기도 했다.

    니체는 1844년 10월 15일, 독일의 뢰켄에서 프로테스탄트목사인 카를 루트비히 니체의 아들로 태어났다. 다섯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어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할머니 댁에서 생활했다. 니체는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기 때문에 신학에 아주 능통했다. 하지만 1864년, 본 대학에 입학한 후 성격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면서 신학 공부를 포기하고 고전 문헌학을 전공했다. 1865년에는 스승인 리츨 교수를 따라서 라이프치히 대학으로 옮겼다. 그리고 스물다섯 살에 스위스 바젤 대학의 고전 문헌학 교수로 임명되었다. 니체는 쇼펜하우어에게 심취하면서 철학에 입문하게 되었고, 28세에 <비극의 탄생>이라는 책을 냈다. 쇼펜하우어는 세상이나 인생을 불행하고 비참하게 생각하는 염세주의의 대표자이다. 1879년 건강이 나빠지자, 니체는 바젤대학의 교수직을 그만두고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요양지에 머물며 책 쓰는 일에 몰두했다. 

    1889년에 정신 이상 증세를 보인 니체는 병마에 시달리다가 1900년 8월 25일에 바이마르에서 세상을 떠났다. 

    니체가 남긴 저서로는 <비극의 탄생>, <반시대적 고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선악의 피안>, <도덕의 계보>, <이 사람을 보라>, <권력에의 의지>, <니체 최후의 고백> 등이 있다.

    '신은 죽었다'라는 니체의 주장은 20세기 유럽 지식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니체는 근대 유럽의 정신적 위기가 그리스도교적인 신의 죽음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했다. 신 대신 초인을 , 불멸의 영혼 대신 영원 회귀를 선(善)과 참(眞) 대신 권력에의 의지를,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기쁨 대신에 심연(深淵)을 거쳐서 웃는 인간의 내재적(內在的) 삶으로 가치를 바꿔야 한다. 초인(超人)이란, 인류의 존재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뛰어난 인간을 뜻한다. '초인'이란 말은 괴테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사용했지만,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더 특별하게 사용했다. '초인'은 우수한 잠재력을 지닌 어떤 사람이 자기 자신을 넘어서서 그리스도교의 '대중 도덕'을 초월하고, 자신의 고유한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람을 말한다. 니체는 신이 죽음으로써 모든 전통 가치도 없어진다고 선포했다. 신이 죽었으니 인간은 더 자유로워졌지. 인간 스스로가 자신을 완성하고 본성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니체의 사상은 아름다운 문장과 함께 문학가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고, 카프카나 사르트르 같은 실존주의자들에 의해 실존주의의 선구자로 불리게 되었다. 니체의 대표작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1883년에 쓰기 시작해서 1885년에 완성했다. 전체 4부로 이루어진 산문으로 된 시이고 차라투스트라를 통해서 초인, 권력을 향한 의지, 영원 회귀(永遠回歸), 즉 영원한 시간 안에서 우주와 인생이 영원히 되풀이된다는 사상을 설교하는 내용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여기저기 떠돌면서 노래하고 춤추는 시인이다. 원래 깊은 산속에서 10년 동안 도를 닦고 있다가 새로운 세계의 새로운 인간을 위한 새로운 원칙을 찾기 위해 산에서 내려와 시장과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후 차라투스트라는 인간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는 다시 산으로 올라갔다. 그러고는 왕, 거머리, 마술사, 추악한 자, 제 발로 거지가 된 자, 그림자 그리고 나귀와 대화한다. 그러다가 축제를 벌이고 새로운 아침을 맞이한다는 내용을 시적인 언어로 쓴 책이다. 쉽게 말해 이 책은 세계를 바로 세우고 싶어 하는 방랑 시인이 쓴 순례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제1부는 10년간 산속에서 고독한 생활을 한 차라투스트라가 40세가 되어 산에서 내려오면서 시작된다. 인간 세계로 돌아와 '얼룩소'라는 이름의 도시에서 초인의 이상을 설교했지만, 세상 사람들의 이해를 얻지 못하자 다시 산으로 돌아가면서 1부가 끝난다.

    제2부는 미래의 인간인 '초인'을 찾아가는 여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영원 회귀 사상'을 깨닫게 된다. 제3부는 '영원  회귀'의 오솔길을 거니는 차라투스트라의 고난을 보여준다. 영원 회귀 사상의 성숙을 기다리고 있다.

    제4부는 걷고 뛰고 춤추는 축제의 밤과 새로 떠오르는 태양의 극적 구성을 갖춘 4막짜리 드라마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아직 초인은 아니지만 보다 높은 인간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을 동정하는 마지막 유혹과 시련을 이겨내고, 더 성숙한 영원 회귀 사상을 위해 차라투스트라는 다시 산을 떠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단순한 서사시나 희곡이 아니라, 철학서이자 니체 사상의 집약이라고 할 수 있다. 

    2. 마을로 내려간 차라투스트라

    차라투스트라는 서른 살이 되었을 때 고향을 떠나 산으로 들어갔다. 그는 자신의 정신세계에서 노닐고 고독을 즐기느라 십 년 동안이니 지겨운 줄 몰랐다. 그러다 갑자기 마음의 변화가 생겨 어느 날 아침 동쪽 하늘을 물들인 여명을 보고 깨달았다. 그는 태양을 향해 '그대, 위대한 태양이여! 만일 그대가 그대의 빛을 비추어 줄 수 있는 상대를 가지지 못했다면, 그대의 행복이란 대체 무엇이겠는가? 그대는 십 년 동안이나 이 산 위로 올라와 내 동굴을 비추었다. 만일 나와 나의 독수리와 나의 뱀이 없었더라면, 그대는 싫증을 느끼고 지쳐 버렸을 것이다."

    아침마다 태양을 기다리며 축복했던 그는 이제 자신의 넘치는 지혜에 싫증을 느끼게 되었다. 

    '많은 꿀을 모은 꿀벌처럼 나는 지금 누구에게나 도움을 줄 수 있다. 내가 소유한 모든 것을 보내주고 나누어 주겠다.'라고 다짐하고 홀로 산에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