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숲을 지나던 차라투스트라는 한 성자를 만났다. 몇 년 전에 만난 적이 있던 성자는 차라투스트라에게 예전에는 혐오의 빛이 있었는데, 지금은 맑은 어린아이처럼 맑아졌다고 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에 인간들에게 선물을 주려고 한다고 했다.
성자는 인간들은 어리석으니 아무것도 주지 말고, 굳이 주겠다면, 그들이 당신에게 구걸하도록 하라고 충고했다. 인간들은 은둔자들에게 의심이 많으니 믿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에 성자에게 숲속에서 무엇을 하는지 물었다. 성자는 날마다 노래를 짓고, 신을 찬미한다고 했고 자신에게도 선물을 달라고 했다. 차라투스트라는 제발 그냥 떠나게 해달라고 하였고, 늙은 성자가 숲속에 있으면서도 '신은 죽었다'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에 놀랐다. '신은 죽었다'라는 차라투스트라의 말은 니체의 생각을 보여주는 것으로, 중세로부터 이어져 온 신 중심의 세계관을 부정하면서 이를 대신할 새로운 세계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차라투스트라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 초인(超人)에 대해 인간이란 극복해야만 하는 존재임을 이야기했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지금까지 자기 이상의 것을 만들어 왔다. 그대들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 인간이란 동물과 초인과 사이를 이어주는 하나의 끈이다. 인간에게 있어 위대한 점은 그가 하나의 목적이 아니라 연결을 위한 다리라는 점이다. 나는 인간을 사랑한다. 스스로 한계를 극복하려 애쓰다가 고난에 빠지는 인간을 나는 사랑한다. 지금이야말로 인간이 자신의 목표를 세워야 할 때다. 인간이 가장 높은 희망의 씨앗을 스스로 심어야 할 때인 것이다."라고 피력했으나 사람들은 듣지 않았다. 차라투스트라는 우연히 광대의 장례를 치러주게 되면서 깨달음을 얻었고 자신의 목표를 찾기 위해 다시 길을 떠났다. 차라투스트라는 정신의 세 가지 변화에 대해 말했다. 어떻게 해서 정신이 낙타가 되고, 낙타가 사자가 되며, 사자가 어린이가 되는가? 강인한 정신을 위해서는 무거운 것을 견딜 수 있어야만 한다고 했다. 그러나 고독의 극단인 사막에서 제2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차라투스트라는 말했다. 외로운 사막에서 정신은 사자가 되어 자유를 자기의 것으로 하려 하고, 자기 자신이 선택한 사막의 주인이 되려 한다. 사막에서 포효하는 사자의 앞에 나타난 용은 정신이 주인이 된 사자를 인정하지 않고, 신이라 부르려 하지 않는다. 차라투스트라는 창조라는 유희를 위해서는 새로운 시작을 위한 천진무구한 즐거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인한 정신을 위해 낙타가 필요하고, 진정한 자유를 위해 맹수인 사자가 필요하며, '그렇다'라고 말할 수 있는 천진무구함을 위해 어린이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는 낙타처럼 성실한 인내와 임무를 수행하는 타율적 상태에서 사자와 같이 강력하고 적극적인 자주성을 발휘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어린아이와 같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어린아이는 선과 악을 초월한 순수하고 자유로운 창조 정신을 의미한다. 진정한 초인이 되기 위해서는 낙타처럼 타율적이거나 사자처럼 자율적이기만 해서도 안 되며, 이를 뛰어넘는 창의성과 순수성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아이는 순수하므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고 호기심도 강하다. 차라투스트라는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성과 창의성을 지닌 존재야말로 초인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얼룩소라는 마을에 머물고 있던 차라투스트라는 어느 현명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잠에 대해 경건한 마음을 가지고 잘 자야 함을 말하는 사람이었다. 차라투스트라는 생각했다. '온갖 생각에 흔들리는 이 현자는 나의 눈으로 보기에는 바보다. 그러나 나는 믿는다. 그가 적어도 잠자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이 현자 가까이 사는 사람은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이런 잠은 두터운 벽이라도 뚫고 전염된다.'
명성이 높은 현자들에게 지혜란 꿈이 없는 잠과 같으며, 그들은 잠보다 좋은 삶의 의미를 모르고 있다고 차라투스트라는 한탄했다. 차라투스트라는 그를 따르는 제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육체와 영혼은 똑같이 중요하기 때문에 육체를 함부로 여기지 말라고 했다. '정신'이라고 부르는 것 역시 육체의 도구이다. 자아를 '나'라고 부르고 자랑으로 삼는다. 그러나 '나'는 그대의 육체와 그 육체가 가지는 이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육체 없이는 영혼도 없다는 뜻이다. 차라투스트라는 또 질투에 대해서도 말했다. 질투의 불길에 휩싸인 자는 최후에는 전갈처럼 자기 자신에게 독침을 돌리게 된다. 이웃에게 신경 쓸 시간에 자기 자신을 돌아보라고 했다. 이웃에게 신경 쓸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 동안, 자신이 누구인가를 곰곰이 살피도록 했다.
자기 혼자만 선한 사람이 되어 상대편의 잘못을 모르는 척하는 자는 보기에도 불쾌하므로 부정을 감수해도 좋은 것은 그것을 견딜 수 있는 강자뿐이다. 스스로는 강자가 아니니까 상대의 잘못을 정확하게 짚어주어야 한다고 했다. 상대의 잘못을 감싸 준다고 해도 상대는 달라지지 않을 테니까 작은 복수를 하는 것은 복수하지 않는 것보다 더 인간적이라고 했다.
차라투스트라가 얼룩소 마을에서 제자들과 헤어질 때, 금 지팡이를 선물로 받았다. 금이 최고의 가치를 가지는 이유는 언제나 자기 자신을 남에게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금과 마찬가지로 그대들은 모든 것을 그대들 곁으로 힘차게 불러들인다. 이는 그대들이 모든 것을 사랑의 선물로 또다시 밖으로 흘려보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자에게는 많은 것이 몰려든다는 것이다. 진실로 자기 자신을 남에게 기꺼이 주는 사람은 가치 있는 모든 것의 강탈자가 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하면서 제자들에게 각자 떠날 것과 차라투스트라 자신을 떠날 것을 알렸다. 그리고 자신도 거부하라고 했다. 바르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자기의 적을 사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기의 친구를 증오할 수 있어야 한다. 언제까지나 제자로 있는 것은 스승에게 보답하는 길이 아니라고 했다. 스승인 자신을 버리고 제자들 스스로 자신을 발견하라고 했다.
제자들에게 "그대들 모두가 나를 부정할 수 있을 때, 나는 다시 그대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오겠다."라고 했다.
'이로운 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기 극복에 관하여 (0) | 2023.02.18 |
---|---|
고독한 은자가 된 차라투스트라 (0) | 2023.02.17 |
니체와 차라투스트라 (0) | 2023.02.14 |
알렉산드로스대왕 소크라테스 플라톤의 관계 (0) | 2023.02.13 |
정치학에 드러난 한계성과 극복할 수 있는 참된 교육을 주장한 아리스토텔레스 (0) | 2023.02.12 |